기분만 나빠지고 손해보게 되는 언어패턴
- 칼럼
- 2019. 8. 16.
A씨는 전회사 실장으로부터 일을 도와줄 수 있겠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A씨 만큼 전회사 시스템에 익숙한 사람도 없고, 기존의 사람들은 모두 퇴사한 뒤라 자기가 투입되면 일할 것도 많을 것을 알기 때문에 이번에는 급료도 더 높게 받아보겠다는 나름의 다짐도 해봅니다.
그 쪽에서 제안한 보수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투 잡을 뛰기 위해 좀 더 일찍퇴근하는 조건을 제시하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낮은 금액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상대측에서는 나름 충분히 고려해서 결정한 것이니 따라주었으면 좋겠다고 했으나, A씨는 그래도 자기가 거기서 해왔던 일이 있고, 업무능력이나 숙련도, 경험을 보았을 때 그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뭔가 답답하고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아니 실장님 그래도 제가 가게 되면 이렇게 저렇게 될 텐데"
"아 그렇지만 저도 충분히 생각을 해봤기 때문에"
이럴 때 참 대화 안통한다는 생각이 들게 마련입니다.
(전화도 자기가 먼저 툭 끊어버리고 ㅎㅎ)
끌려가지 않을거야
사실상 협상에 있어 상대방이 내게 유리한 조건보다 자신에게 편리하고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것을 미리 깔고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즉, 알아서 내 구미에 맞는대로 해주지는 않을 것을 전제하고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냥 내가 좋을대로 저쪽이 해주겠다? 순진한 생각입니다.
이를 미처 간과할 때 자주나오는 언어패턴, 협상에 있어 100% 대결구도로 흐를 수 밖에 없는 언어 패턴이 있습니다. 바로, "아닌데" 입니다. '아닌데'의 다양한 버전이 있습니다. 아닌데, 아니, 싫어, 싫은데 등이 있습니다.
재밌는 점은 직접 '아니'라고 발화되지는 않더라도, 내가 원하던 조건이나 원하는 말을 듣지 못하게 될 시 즉, 반대되는 상황에 부딪쳤을 때 마음속으로 '아니' 라고 미리 생각하게 됩니다. 그럴 때 주로 '욱'하게 됩니다. 자동반사적으로 말입니다.
문제는 내가 아니라고 말해봤자 저쪽에서는 자기 입장을 들고 설득할 것이 예상되고, 실제로 답답하게 대화가 꼬입니다. 사람을 만날 때 이런 상황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면 사람을 피하게 되고 만나는 게 매우 싫어집니다.
처음부터 "난 끌려가지 않을거야" 라는 생각은 그 생각자체로 수동방어적 형태를 띕니다. 목적이 "끌려가지 않음"에 있지,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 (가령, 급료를 높이 받겠다, 편의를 확실히 제공받겠다) 라는 구체적인 행동방침이 없습니다.
따라서 자기가 하는 말, 커뮤니케이션 양상은 자기방어에 치중되게 됩니다. 말을 교환하면서 늘 조마조마 하거나, 느닷없는 상황에서 욱하고 터지거나, 쏘아붙이기, 공격적인 말이 나오면서 갈등이 심화될 것입니다.
대화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서는 "내 뜻대로 안될 가능성이 매우 다분하다" "불리한 제안이 나와도 뒤집어 보겠다" 는 것을 미리 생각하고, 동시에 내가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지 분명하게 해야 합니다. 이 자체로 심리적으로 자신은 방어자가 아닌 공격자, 을이 아닌 갑이 됩니다.
"아니오"를 바꾸기
"아니" 라는 말을 사용할 때는 내가 그 상황을 확실히 이끌 수 있다는 자신이 있을 때, 그리고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 있을 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각보다 그런 일은 자주 일어나지 않고, 일상적인 경우 "아니" 에 진술부만 추가해도 훨씬 부드럽게 들립니다.
<아니 단독>으로 사용했을 경우와 <아니 + 진술부(sub text)>를 사용할 때를 비교하면 어감이 다르게 들립니다.
"커피 마실래?"
1) 아니
2) 아니 + 지금 커피 안땡겨
여기에 sub text 를 한 가지 더 추가해 보겠습니다. 어떻게 들리는지 스스로 판단해 보세요
3) 아니 + 지금 커피 안땡겨 + 술먹을래?
아니오를 이렇게 바꿀수도 있습니다
"커피 마실래?
"아니"
"커피 마실래?"
"좋아. 그런데 커피마시며 시간보내는 것 보다 지금은 영화보고 싶어"
위에서 "커피 마실래?" 부분을 상대방의 제안으로 바꿔도 좋습니다.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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