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가서 돈 쏟아붓는게 바보같은 짓이라는 걸 몰라서 가는 걸까

 

 

내가 사랑 모른다 그랬지?

사랑? 그거 어차피 다 구라다

내가 다시 돌아간다면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땐 너한테 꼭 의리 지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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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가서 돈 쏟아붓는게 바보같은 짓이라는 걸 몰라서 가는 걸까. '클럽가서 만난 누구' '어차피 클럽에서 만난 애' 뻔한 시나리오 예상되지만 다시 또 가게 되는 것처럼. 자기 행동 메커니즘을 정확히 인지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인간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

 

"악플을 왜 달지? 악플은 나쁜거야" 멀쩡한 사람 하나 죽어나가도 이런 말 안통한다.

"하지마!"

ㅎ. 하지마라면 더 하고 싶은 게 사람 심리다.

청개구리 심리란 무조건 반대로 하는 심리같은 게 아니라, 자기 권력 행사에 따른 자동결정(대칭행동)이다.

 

그러니까 그렇게 하고 싶어서, 심심해서, 일부러 그렇게 할 생각으로 던진것이다. 인종과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손에 핵이 있다면 쏘고 싶은게 사람 심리다. 다만 그렇지 않는 이유는 교육되었기 때문이다.

엊그제 어떤 선수가 인터넷 방송에대고 육두문자 내뱉는 경우 있었는데, 걔가 그러는 이유는 간단했다. 심심해서. 그날 방이 몇 개 없었다.

대기실에 무슨 대단한 플랜을 짜가면서 손님 공사 얘기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아~~~~"

"씨발 존나 지겹네"

"썅년이 술 존나 처맥이네 아 뒤질거 같네"

"여긴 어떻게 된게 1년을 있어도 변하지를 않아"

"어차피 나 앉힐거면서 따로 초이스는 왜 하는거야? 이해를 할 수가 없네"

"쟤들 오늘 최소 8시에 끝날 각인데 잣됐네"

 

왠만하면 서로 말이 없다. 농담도 별로 안하게 된다. 심심하니까 포카친다.

그런 그들도 방안에 들어가면 확 달라진다. 마치 무대의 배우들 처럼 각자의 연기를 펼친다. 호스트끼리는 일하면서 친해진다. 남자는 일(목표)에 대한 협동작전으로 친해지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성비를 따져서 나름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더라도 같은 짓을 여러번 반복하면 큰 돈 쓰는 거나 다름없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몇 시간씩 서핑하면서 이것저것 따지고 여러 벌 사다보면, 명품옷 한 벌 값 나오는 것 처럼.

억눌려서 꾹꾹 아끼고 참았다가 이상한데 큰 돈 나가는 심리와 비슷하려나. 평소 사람하고 말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가, 조금씩 아껴 말한다. 큰 맘 먹고 나가본다. 뭔가 잘될 것 같다. 근데 이상하다. 낚이고 휘둘려서 상처입는다.

술집을 가든 클럽을 가든 소개팅을 나가든 어플채팅을 돌리든 사람이 그 행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면 단순히 누굴 사귀고 섹스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깊은 심연에서 무엇인가 찾고자 하는 게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건, 자기가 순순히 인정하기 쉽지 않다. 

내가 읽은 동화책이 상대방 얼굴에 씌여있나 확인하면서 말하다보면 금방 지루해진다.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든다. 애초 다른 곳을 보고 있다는 생각 말야. 여전히 책을 읽는 입장이다. 자기가 직접 책을 쓸 생각을 하지 않고 말이다.

사람 얼굴 보며 입은 열지만 독서하고 있지. 그건 재미가 없을 수 밖에 없다. 선생님한테 독후감 제출하고 있는데 지루해 뒤지지 않겠나. 

생각해보면 간단한데 쟤가 원하는 동화를 들려주면 꼬시기가 쉽다. 쟤는 끝까지 지가 원하는 동화얘기만 한다. 소설쓰고 있다. 그 시나리오 어떻게 될 지 그려진다. 그런데 내가 재미가 없다. 그냥 뭐 오늘 한 건 올린거지 뭐.

허무하다. 당연히 허무하지. 그런 걸로 사람 가슴이 쉽게 채워지나. 서로가 공명되야 한다. 그걸 상호작용이라 하더라.

"내가 원하는 동화를 들려주세요" 그 포지션을 벗어나야 이야기가 써지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읽고 듣고 있는데, 쓸 수가 없지. 처음부터 좁밥포지셔닝이다.

사람 잔인하다. 한 번 좁밥으로 찍히면 그 시선 왠만해서 변하지 않는다. 포지셔닝 이후로 대화의 감도랄까, 결이 달라진다. 벗어나고자 한다면 얼굴대고 독서하고 독후감 쓰지 말고, 직접 자기 스토리를 써내려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자기만의 매력이 생겨난다.

이런건 뭐 말할 것도 없이 실전이지.

 

전화왔다. 옷 수선 맡긴 거 찾으러 오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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